Tokyo Saikabo
2009
도심 속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로 이루어진 건물들 사이에 ‘살아 숨쉬는 돌들로 지어진 건축물’이 있다. 태어나 자란 곳- 가슴 한 켠에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은 ‘고향이 품은 밭돌’이 도심 한복판에 흙 옷 입은 모습 그대로 건축물의 벽체가 되고 mass가 된 것이다.
박공 지붕 모양을 하고 있는 건축물의 형태는 건축법에 의한 사선 제한과 주변건물의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롯 한 것이다. 그렇게 주변환경에 순응하는 최적의 형태로 잘라 나가다 보니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. 즉, 건축법이 형태를 만든 것이다. 사거리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건축물의 진입로는 진입 부분만 매스의 형태를 열어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.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건축물의 후면에 자리잡은 맑은 이슬을 머금은 자연이 보인다.
자연을 닮아있는 이 건축물은 비가오면 물먹은 진한 흙빛을 띄운 채 향긋한 흙 내음이 난다. 세월이 갈 수록 돌들 사이에는 이끼가 생기고 담쟁이 넝쿨이 자랄 지도 모르겠다.